한 사나이가 갈보리 언덕을 십자가를 지고 걸어갔다. 그 길은 미련해 보였고, 그 길은 잔인했으며, 그 언덕 길은 숨가쁜 죄의 짐에 짓 눌려 져 있었다. 그러나 그 이유가 그 사나이 때문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 사나이는 아무런 불평 없이 자기가 감당해야 할 일이라며 그 길을 걷고 또 걸어갔다. 극심한 고통에 그 사나이는 생물학적인 한계에 다다르자, 그를 끌고 가던 병사들이 다른 한 사람에게 그 십자가를 대신 짊어지고 걷게도 했다. 그러나 그 사나이의 죄의 짐은 조금도 덜어낼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었다. 그 어떤 두려움도, 그 어떤 공포도 이 사나이가 걸어갔던 그 언덕만큼의 무게로는 다가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 사나이는 천천히, 천천히 자신이 끝내야만 할 일임을 아는 냥, 그 언덕을 향해 걸어갔다. 전혀 아름답지도 않았던 언덕 길이, 선하디 선한 한 인간을 잔인한 죽음으로 몰아갔던 그 언덕이, 하나님이 계획하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이런 아이러니가 있을까?! 고통의 십자가가, 극악무도한 죄인들이 신음하다 처참하게 달려 생을 마감하는 그 십자가가 아름답게 느껴지다니. 그리고 그 길을 걸어갔던 언덕이 그리도 찬란하고 아름답게 나를 사로잡다니.
이는 분명 성령의 역사고, 회개로 이룬 하나님의 크신 은혜이리라.
나를 새롭게 하시는 그 사나이. 나를 대신해 달린 십자가. 인류의 모든 죄를 친히 대신 지신 그 멋진 사나이. 예수 그리스도. 그는 보통 사람과 달랐다. 그는 인간으로 오신 하나님이었다. 그는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나의 구세주시고, 나의 창조주시고, 나의 주님이심을 증명하셨다. 하나님이 친히 계획하시고 연출하시고 각본을 짠 드라마 같은 한편의 그림. 그 그림이 지금, 음악의 옷을 입고, 소리를 발하여, 우리의 귀를 울린다. 그리하여 우리의 굳은 마음을 녹이며, 냉랭했던 심령에 지정의, 전 인격을 깨워,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하신다. 그래서 갈보리 언덕의 십자가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라고 고백하게 하신다. 복된 성도들이 다시 주님 걸어가신 갈보리 언덕으로 나아올 수 있기를. 그리고 그 길을 따라 가기를. 우리를 새롭게 하시는 십자가의 은혜가 영원 무궁토록 함께할 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