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정규 6집 [Trace]로돌아오다!
타이틀곡은 패닉의 김진표와 함께한 ‘돌팔매’
2013년 ‘거짓말거짓말 거짓말’이 수록된 [고독의 의미] 앨범을 발표한 이후 이적은 ‘걱정 말아요 그대’를 비롯한 OST 작업을 거쳐2017년부터 흔적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나침반’이수록된 [흔적 Part 1] ‘숫자’가 수록된 [흔적 Part 2]를발표했던 이적이 마침내 흔적 프로젝트의 완성형이라고 할 수 있는 정규 앨범 [Trace]로 돌아왔다.
12곡이 꽉 찬 앨범이 반갑다.앨범에는 9곡의 새로운 노래들과 ‘나침반’ ‘숫자’ 올해 발표했던 코로나 위로송 ‘당연한 것들’이 수록되어 있다. 때론실험적이고 때론 철학적인 이적의 음악 스펙트럼이 넓은 것은 주지의 사실 다양한 매력이 넘치는 새 앨범의곡들을 하나씩 들여다보자.
Track 1. 물
이적이 콘서트에서 물을 마실 때마다 늘 엄청난 환호성이 들려왔고 농담처럼“이렇게 좋아하시니 언젠가 ‘물’이라는 노래를 만들어야겠네요.”라고 말하곤 했는데 그것의 실현. ‘콘서트 환장송’이라는별칭처럼 공연 때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펑키하고 파워풀한 노래.
Track 2. Whale Song
수백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고래들이 서로의 소리로 교신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만든 노래. 깊고 넓은 심해를 연상시키는 사운드 디자인이 압권이다. 고래가 다른바다의 고래를 찾듯이 서로에게 닿고 싶어 하는 열망을 담은 곡.
Track 3. 흔적
흔적 프로젝트의 방점을 찍는 곡. 우리 삶의 흔적이란 별다를게 없을지 모르지만 함께한 시간이 아름다웠다는 것은 기억하자는 인생 전체를 관조하는 따스한 시선이담긴 곡. 어쿠스틱 기타가 리드하는 단출한 사운드가 더욱 가슴을 아리게 한다.
Track 4. 돌팔매 (feat.김진표)
패닉 데뷔 25주년을 맞아 ‘왼손잡이25년 후’ 버전의 노래가 만들어졌다. 패닉의 김진표가 참여해 더욱 의미심장해진 이 곡은 “당신의 의견에동의하지 않을지라도 당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위해서는 함께 싸우겠다.”라는 다양성과 연대에 대한 철학이선명하게 드러나는 노래다. 귀에 쏙 들어오면서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후렴은 마치 넓은 경기장에서합창되는 응원가처럼 들리기도 한다.
Track 5. 당연한 것들
코로나로 모두의 마음이 울적할 때 이적이 인스타그램에 올려 큰 화제가 되었던 노래. 이후 백상예술대상에서 아역배우들의 무대 항공사의 광고음악으로 많은이들에게 감동을 준 곡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의 소중함을 절감케 하는 곡.
Track 6. 숨
섹시한 질감의 록 블루스 넘버. 디스토션 걸린 일렉 피아노와기타 사운드 원초적 감정에 충실한 후렴의 절규가 포인트인 곡이다. 듣다보면 절로 숨이 거칠어진다.
Track 7. 한강에서 (Interlude)
이적이 한강둔치를 거닐다 휴대전화에 녹음한 짧막한 노래에서 출발한 아름다운 소품. 앨범의 전환점이 되어되며 LP의 경우 Side B면의 시작을 알린다. 영화같은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는 곡.
Track 8. 민들레민들레
레게 리듬에 기반하였지만 그것의 창조적 변환에 성공한 개성 넘치는 댄서블 넘버. 퍼져가는 민들레 씨처럼 자유롭게 날아가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다. 리듬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이적 특유의 매력이 가득한 노래이다.
Track 9. 밤
기존의 이적 음악의 작법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 발라드. 반복되는패턴의 코드 위에 집을 짓듯이 쌓아 올리는 최근 트렌드의 작법을 반영하되 이적의 감성을 그대로 투영시키는내공이 놀랍다.
Track 10. 숫자 (AlbumVer.)
지나간 사랑이 오직 숫자로만 남았다는 무릎을 치게 하는 표현력이빛나는 포크 넘버. [흔적 Part 2]의 타이틀곡이기도했던 이 곡은 앨범에는 더욱 미니멀한 사운드로 담겼다.
Track 11. 준비
‘내 인생은 무언가를 위한 준비일 뿐인가’라는 모두의 마음속에 담긴 의문을 철학적으로 노래하는 곡이다. 이루어지지 않는 꿈 유예된 희망에 대한 탄식이 절절하다. 이적만이 쓸 수 있는 노래란 어쩌면 이런 곡이 아닐까 싶다.
Track 12. 나침반 (Album Ver.)
이적이 두 딸을 생각하며 쓰고 [흔적 Part 1]을 통해 발표 많은 이들의 가슴에 위로를 전했던 노래. 앨범에는 스트링 파트를 제외하고 더욱 소박한 사운드로 다시 믹스한 버전이 실렸다. 앨범의 마지막 곡으로 이보다 더 적절한 곡이 있을까.
요즘 보기 드물게 12곡이 가득 찬 풀렝스(Full-Length) 앨범을 따라가다 보면 감정이 벅차올랐다가 잔잔히 가라앉는 아찔한 체험을 몇 번이나 느낄수 있다. 이적의 음악파트너인 공동 프로듀서 양시온과 기타리스트 임헌일과의 호흡이 그 어느 때보다 완벽해보인다. 앨범의 콘셉트를 절묘하게 담은 예술적인 앨범 디자인도 백미인데다 이번에는 CD와 LP를모두 발매한다니 더욱 기대가 크다. 한국대중음악의 깊이와 폭을 확장시키는데 큰 역할을 해 온 이적의정규 6집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적실 것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Credits]
Produced by 이적